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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어가는 여행...
산행 및 트레킹 기록들...

정선 걸어가는 여행의 뒷 이야기...

by ssaljji 2024. 11. 4.

진부역 앞에서 와와버스(정선군 마을버스)를 타고 낯선 동네인 북평면 터미널 정거장에서 내려 그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하고 출발합니다...

마을을 벗어나 입구에 한강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북평교를 건너면 북평면 외곽의 교정에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 있는 아담한 나전중학교가 있는데 마침 학교를 나서는 선생님 말씀이 총 학생수가 현재 21명으로 그중 3학년만 16명이라 그 친구들이 졸업하고 나면 이 학교는 폐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현실을 보여 주는거라 생각되어 참으로 안타깝고 걱정도 많이 됩니다...

나전중학교 옆 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올라가면 지금은 새로 생긴 큰 도로가 있어 오가는 차량이 거의 없는 1차선 폭의 여량면(아우라지)으로 이어지는 임도 수준의 옛길이 나옵니다...
옛길은 산기슭을 따라 가고, 고개는 꽃벼루 고개라고 안내판이 알려 줍니다... 벼루는 옛말로서 벼랑이란 뜻이고 벼랑에 진달래꽃이 많이 핀다 해서 꽃벼루 고개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고개를 넘어가 어느 정도 내려오니 길가에 작은 정자가 하나 있고, 그 앞에는 여량면 경계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넓은 곳이 나타나는데 화장실과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있고 그 옆에 데크로 된 전망대가 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보니 저 아래 아우라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여량면으로 내려가는 길 언덕에 넓은 무밭이 있고, 무를 캐는 작업 중인데 많은 무가 썪거나 상해 버려져 있었고, 일을 하는 작업자들은 모두 동남아인들이었습니다... 그중 십대 정도로 어려 보이는 남자와 여자애 두명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길래 같이 답례해 주었습니다...

여량면 시내를 들어서니 아우라지라는 유명한 관광지를 끼고 있는 곳이라 그런지 북평면과는 다르게 좀더 활발해 보입니다...

아우라지길에는 중간중간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에서 애환이 서려 있는 듯한 정선 아리랑이 계속 흘러 나오고, 아우라지를 돌아보며 이 땅에 살았던 옛분들의 생활과 모습들을 생각해 봅니다...

정선 아리랑은 조선초에 고려말 학자들이 이 곳에서 은둔하면서 가사가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아우라지 물길로 인해 만나지 못하는 남녀 커플의 안타까움을 그린 거라는 등 여러가지 설이 있습니다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습니다...

아우라지를 돌아보고 버스시간이 조금 남아 아우라지 기차역 앞에 있는 야외 카페에 앉아 카페 주인이 직접 담갔다는 향긋한 유자차를 마십니다...

아우라지에서 버스를 타고 북평면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진부역으로 가는 버스가 오려면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 북평면을 돌아 봅니다...
정선군 북평면에는 아우라지 관광열차가 하루에 한번씩 오가며 지나가는 옛 나선역이 있고, 지금 역사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북평면은 과거 광업소가 있었던 곳으로 한 때는 주민수가 7,000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적한 시골마을이 되어 길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식당들도 문을 닫았습니다... 물론 장이 서는 날에는 여는 곳도 있겠지만요...

스마트폰 앱에서 버스를 체크해보니 GPS가 작동을 안해 상황을 알 수가 없습니다... 정거장에서 기다리다가 벽에 붙어있는 글을 보니 진부역으로 가는 버스는 아까 내렸던 건너편에서 타야 한다고 써있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한 버스를 타고 진부역에서 내려 바로 연계되는 KTX를 타면서 길게 느껴졌던 하루를 돌아 봅니다...

이런 걸어가는 여행은 기차와 전철을 타기도 하고, 그 동네의 마을버스를 갈아 타고 찾아 다니면서 그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되고, 그 고장분들과 만나고 섞이면서 디테일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여행도 해 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얻는게 많으실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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