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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및 트레킹 기록들...

인제 걸어가는 여행의 뒷 이야기...

by ssaljji 2024. 9. 27.

인제 걸어가는 여행의 뒷 이야기...

이번 인제 여행은 초딩 동창인 절친과 둘이서 다녀 왔습니다...

인제는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앞에는 소양강이 흐르고 있는 오지에 위치한 참으로 아름다운 고장입니다...

남자들에겐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원통과 더불어 빡쎈 군대생활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동네이기도 했지요...
옛 남북을 갈라 놓았던 3.8선이 있던 곳이라 6.25 전쟁때 격전지였기도 했고요... 군부대가 많이 위치한 동네답게 제가 탄 버스가 인제군으로 들어서니 반대편 도로에 훈련 중인 기갑차량들이 줄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옛날 군 생활 할 때를 생각해보면 요새 우리나라 군대는 정말 첨단화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훈련 때는 낡은 군복을 입고 군장메고 힘겹게 행군을 하는 반그지 수준이였는데 지금 옆으로 스쳐가는 육중한 기갑차량 위에서 헬멧을 쓰고 기관총을 잡고 가는 병사의 모습은 정말 멋집니다...

인제에 도착하니 터미널 옆 커다란 전광판에 모 사단의 군 훈련 중이란 내용이 나오고, 비가 와서 유실된 지뢰가 떠내려 올 수도 있으니 주의하란 내용도 나옵니다...

소양강 둘레길 코스는 생각보단 난이도가 있어 조금 힘들었는데 마지막 코스에서 인제읍까지 가는 길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좀 아쉬웠습니다... 요새 지역마다 이런 트레킹 코스들을 많이 만드는 것까진 좋은데 실제 길을 걷는 사람들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마지 못해 만드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도로를 따라 인제읍으로 들어서니 인제 출신인 박인환 시인의 문학축제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길따라 걸려 있습니다...
친구는 박인환 시인과 전쟁으로 인해 기구한 삶을 살았던 김수영 시인의 엇갈린 인생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박인환 시인의 시로 만든 노래를 여럿 불렀던 박인희 씨의 노래 얘기를 하며 머리 속 깊숙한 곳에서 잊혀져 가고 있던 가사를 부분부분 끄집어 내어 짜집기하듯 노래하며 조용한 인제의 거리를 걷습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 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세월이 가면/ 박인환>

 

https://youtu.be/25oXoRon05o?si=eJNZxgxmbHi68b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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