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초의 휴일,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봄꽃이 피어나고, 연초록 잎이 올라 오겠지요...
긴 겨울은 결국 지나고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 왔습니다...
오늘 얼핏 떠오른 특별한 한시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그리고, 요새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네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시작 부분에 나오는 ost 음악인 신중현 작곡, 김정미 노래 "봄"도 올려 봅니다...
김정미라는 가수는 신중현 씨가 추구했던 사이키델릭 장르의 음악을 가장 잘 소화한다는 평을 받았던 가수였습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한참 왕성한 활동을 하려던 시기에 대마초 사건으로 신중현 씨는 구속되었고, 군부시절이었던 당시 김정미 가수는 창법이 야하고 퇴폐적이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방송금지가 되는 바람에 큰 히트를 치지는 못했지요...
봄비 내리는 날, 옛 분의 독특한 한시도 읽고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음악도 들어 보시면서 차분한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澹掃蛾眉白苧衫 담소아미백저삼
訴衷情話燕呢喃 소충정화연니남
佳人莫問郞年歲 가인막문랑년세
五十年前二十三 오십년전이십삼
< 贈 卞僧愛(증 변승애) / 申緯(신위) >
새하얀 모시 적삼 해맑은 고운 눈썹 어울리고
속 마음 나타내는 말은 제비인 양 소곤거리네
이보소 사내 나이 몇이냐고 묻지를 마오
오십년 전에는 스물셋이었다네...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면,
예쁜 눈썹 하얀 모시 적삼 곱게 차려 입은 그대
앵무새처럼 재잘재잘 속마음을 얘기하네
아름다운이여 내 나이 몇이냐고 묻지 마오
오십년 전에는 나도 23세였다오...
이 시는 신위(申緯, 1769-1845)라는 분이 변승애란 젊은 여성에게 준 답가 시입니다...
신위(申緯)라는 분은 시서화의 삼절로 유명한 대가입니다. 1812년 중국에 가서 옹강방 등을 만난 이후, 그 전에 쓴 자신의 시를 모두 불사르고, 이후 쓴 시 무려 4000여수를 후손이 집대성하여 <경수당전고>라는 문집을 발간하였답니다...
이 시는 당시 23세 꽃다운 나이의 여인, 변승애란 분이 70대인 신위(申緯)의 인품과 학식 등에 반해 구애를 했는데 나는 보기보다 나이가 많으니 안되겠다며 정중히 구애를 거절하는 내용입니다...

https://youtu.be/ffvJqu4nPZw?si=0dDm0SUx3she-OP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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